◆나의 일상/♣단상((斷想)들
- 아팠어요 2007.04.23
- 여행을 떠납니다 2007.04.09
- "아~ 맛있다!" 2007.04.05
- 여인이 울고 있다 2007.03.22
- 그런 날 2007.03.22
- 딸 생각에 2007.03.18
- 나 개구리 맞는갑다 2007.03.17
- 아들놈 땜시.... 2007.03.16
- 용량초과 2007.03.10
- 아~ 행복해! 2007.03.02
- 마음에 담지 않으려 했는데 2007.02.25
- 황금 복돼지 해 맞으시길... 2007.02.17
- 휴~ 2007.02.14
- 오늘 2007.02.09
- 그애 2007.01.28
- 어린 딸로 남아있고 싶은데... 2007.01.20
- 내가 모르는 내가 있다 2006.12.09
- 소문도 내고 볼일이다 2006.11.18
- 아버지 사랑합니다! 2006.11.11
- 삶 2006.11.11
아팠어요
여행을 떠납니다
"아~ 맛있다!"
"아~ 맛있다!"
아침에 끓인 순두부를 먹으며
아들이 하는 말이다.
"왠일로 맛있다 소리를 다해?"
"밖에서 먹어 봤는데 집에서 처럼 맛이 없었어요."
입학하고 나서는
점심과 저녁을 거의 밖에서 해결하고 오더니
집에서 먹던 음식 맛이 그리웠던 모양이다.
"먹을만 해요."
"괜찮아요."가
최고의 찬사이던 아들 입에서
맛있다 소리가 다 나오고
이제야 엄마의 손맛을 알아주는 아들이 고맙다.
나 역시도 친정엄마가 해주시는 밥만 먹을 때는
잘 몰랐었다.
엄마들은 다 그런 줄 알았다.
직장을 다니게 되면서부터
밖에서 식사 하는 일이 많아졌는데
남들은 맛있다면서 잘 먹는데
난 친정엄마가 해주신 것만 못했었다.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만 알고 살아왔으니...
아~
오늘은 친정엄마가 차려주신 밥을 먹어보고 싶다.
딸 좋아한다고 머위나물을 하셨을테고
풋마늘을 썰어넣은 꽃게무젓도 있을테고
자연산 굴을 넣은 굴생채도
배추잎 넣은 나박김치도
다 그리운 엄마의 맛이다.
여인이 울고 있다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던
여인이 울고 있다.
슬픔 같은 건 초월하여
허허 웃고 말 것 같은 연세인데...
주름진 손으로
쓱쓱 눈물을 닦아내고 있다.
그 눈물의
의미는 뭘까?
부모님의 돌아가심을 듣고
慌忙히 가던 길 일까?
그러기엔
여유있는 눈물이다.
지아비의 빈자리를 느끼며
떠오르는 슬픔을 삮히는 눈물일까?
아니면
무슨 슬픈 사연이기에
저리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려야 할까?
위로해 줄 수 없는
여인의 눈물이
안타까웠다.
- 관악산 가던 날 버스 안에서 -
그런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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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생각에
친구 딸 결혼식에 다녀왔다. 그래서인지 우리 딸 생각이 부쩍
더한다.
유학을 가겠다고 할 때만 해도 불안하고 마음이 놓이지 않았
었는데 지금은 잘 적응하여 일본사람이 다 된 듯하여 대견스럽
기만하다.
세살, 한살된 남매를 친정엄마에게 떼어놓고 남편 따라 서울로
올라와 밤마다 애들 생각에 눈물로 보냈었다. 포대기로 아이를
업은 엄마들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또래 아이들
이 지나가면 넋을 잃고 한참을 바라보기도 했었다.
딸이 다섯살(만3살)이 되어서야 서울로 데려와 직장 근처 어린
이집에 등록하게 되었는데 출근시간이 8시까지여서 6시면 곤
히 잠들어 있는 어린 것을 깨워 아침 한 술 먹이고 만원버스에
시달리며 어린이집까지 갔다.
처음 어린이집에 가던 날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어린이집에 도착하니 아직 문이 열리지 않았었다. 기다려도 선생님은 오시지 않고 출근시간은 다가오고 아이에게 선생님 오실 때까지 여기서 꼼짝 말고 기다리라 해놓고 돌아서는데 딸아이는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 난 뒤도 안돌아보고 걸음을 재촉했다. 돌아보면 걸음이 떨어지지 않을 것 같아서...
직장에 와서도 하루 종일 아이 울음소리가 귀에 쟁쟁했다. 저녁에 퇴근하여 아이를 데리러 가니 다른 아이들과 금새 친해져서 잘 놀았다고 했다. 다만 낮잠 자는 시간이 있는데 다른 아이들은 다 잠 들었는데 딸애 혼자만 훌쩍이며 엄마를 찾았다고 했다.
그런 나날을 한 일주일 견디고 나니
"엄마 안녕히 다녀오세요!" 웃으면서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다.
그 때 일이 떠오르면 지금도 눈물이 글썽 거린다.
좀더 아이를 안심시키고 가도 되었으련만 처음으로 서울로 올라와 어리둥절한 애를 또한 낯설은 어린이집에 등록하여 아무도 없는 빈집 문 앞에 세워놓고 갔으니...
한번 더 안아 주어도 되었을 것을,
까짓 직장 조금 지각해도 되었을 것을,
그때는 왜그리 모질게 했었는지,
엄마하고 살려면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것을 단련하려 들었는지...
불안하고 초조한 어린것의 마음의 상처는 왜 보지 못하였는지...
결국은 응급실로 실려가는 사태가 벌어지고
안정을 취하고 쉬어야한다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에
다시 친정집으로 내려가야만 했다.
다시 7살이 되어 서울로 올라와 유치원에 들어갔다. 어느날 딸애와 얘기 끝에
"윗집 언니가..."
"네가 윗집 언니를 어떻게 알아?"
아침 일찍 집을 나와 저녁 늦게 집에 들어가니 윗집 언니를 알턱이 없는데 윗집 언니라니...
"......"
"얘기 해봐.
윗집 언니를 어떻게 아는지?"
".........
나 처음 유치원에 갔던 날 있잖아 선생님이 집 앞에 내려줬는데...
벨을 눌러도 엄마는 안나오고 엄마 불러도 대답이 없고....
한참 울고 있으니까 윗집 언니가 와서 언니네 집에 데리고가서...
과자도 주고 엄마 올 때까지 놀자고 했어. ㅠㅠ"
헉~
윗집 언니는 초등학교 5~6학년은 되니까 그럼 그 애가 하교해서 올 때까지면 대체 얼마의 시간을 ....
"그날 엄마가 데리러 갔을 때는 너 유치원에 있었잖아?"
"유치원 선생님이 데리러 와서 다시 유치원으로 갔어"
"유치원 선생님이 너 언니네 있는 걸 어떻게 알았어?"
"내 이름 자꾸 불러서 내가 나갔어."
"그런데 왜 엄마한데 말 안했어?"
".........."
내 짐작이 유치원 선생님이 엄마한테 말하지 말라했던 것 같았다.
그래서 더이상 묻지 않았다.
서울 주택가 골목이란게 그집이 그집 같아서 이사하고는 처음엔 어른들도 헷갈릴 때가 있다.
서울에서 계속 살았던 아이도 아니고 만약 그 골목에서 나와 다른 곳을 헤메였다면....
아찔하여 정말 생각하기도 싫었다.
다음날 유치원에 가서 종일반인 애를 오전반만 하고 보내면 어떡하느냐 서울에 살았던 애도 아니고 집을 잃었으면 어떡할 뻔 했느냐 따지니 선생님이 실수를 했다며 미안하다 하는데 상한 마음이 풀리지 않았다. 정말 미안했다면 그날 바로 사건을 이야기하고 사과를 했어야 옳은 일 아닌가? 아이에게 까지 입 다물도록한 처사가 괘씸했지만 아이를 맞긴 입장이니 참아야 했다.
아이가 얼마나 놀랐을까? 마음에 불안과 초조가 쌓여 또 병이 되는 건 아닌지...
보고싶은 마음 하나로 아이에게 제대로 해주지도 못하면서 서울로 데려온 걸 후회도 했었다.
딸애가 초등학교 입학하였을 때는 상계동 아파트로 이사를 하였는데 잠실로 발령이 나면서 집하고 직장이 멀어지게 되었다. 아침엔 7시도 안되어 집에서 나오고 저녁이면 8시가 다되어 컴컴해서야 집에 들어가게 되었다. 낮 동안에는 친구들이 몰려와 함께 놀다가 저녁 시간이면 다 돌아가니 혼자 남게 된 딸아이는 외할머니 한테 전화해서 무섭다며 얼마나 울었는지 친정엄마도 같이 우셨다며 애를 미리 데려가서 고생시킨다며 걱정하셨다. 현관문을 들어서며 눈물 콧물이 범벅된 아이를 안고 같이 울었던 날들이 또 얼마였던가
딸에 대한 가슴 아픈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며
오늘 또 눈물 짓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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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개구리 맞는갑다
아들놈 땜시....
올케가 생일선물로 준 상품권으로
봄옷 한 벌 샀다.
아들이 들어왔길레
큐빅이 박힌 나팔바지 모양의
블랙톤 진바지를 입어 보이며
"엄마 어때?"
"사실 엄마 나이에 그런 옷 안입지 않아요?"
헉~
"왜 안 어울려?"
"아니 그런건 아닌데..."
"하기야 엄마 나이에 청바지 입는 사람이 드물긴 하지.
엄마는 날씬해 보이고 멋있어서 샀는데...
안 예뻐?"
"아니 괜찮아요."
인색한 놈
좀 멋있다고
아주 잘 어울린다고 하면 어디가 덧나나
그러거나 말거나
오늘 난 새옷 입고 외출한다.
쇼윈도우에 비친
날씬한(?) 모습에 만족하면서...
난 아직도
찟어진 청바지도 입고 싶고
올 여름엔
개구리 무늬 예비군 반바지 하나 살 참이었는데
참아야 할까보다
아들놈 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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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량초과
어제 외출하고 돌아와
현관문을 열려고 번호를 누르니
문이 열리지 않았다.
번호를 잘못 눌렀나싶어
다시 한번 번호를 입력하니
역시 열리지 않았다.
어! 이상하다
건전지가 다 됐나?
그렇다면 며칠 전부터 이상이 있었을텐데...
다시 번호를 누르니
"삐~용 삐~용"
갑자기 경보음이 울리고 난리가 났다.
처음 있는 일이라
그 소리에 얼마나 놀랐는지...
아니 내가 번호를 잊었단 말인가?
경보음이 멈추고
번호를 바꿔 입력하여도 문은 열리지 않고
세번을 누르니 또 경보음이 울리고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렀다.
다른 번호는 생각나지 않고 정말 당황스러웠다.
할 수 없이 남편에게 전화를 했다.
"현관문이 안열려요. 자기 열쇠 가지고 있죠?"
"건전지가 다 됐나? 나 한테 열쇠가 없는 것 같은데..."
"전에 내가 줬잖아요. 비상시에 쓰라구..."
"@#$% 눌렀어? 번호 다시 눌러봐."
"헉~ "
그때서야 맞는 번호가 떠올랐다.
"@#%$"
현관 키번호와 인터넷 비밀번호 3자리가 같은데
현관 비밀번호와 인터넷 비밀번호를 섞어서 입력 했던 것이다.
벌써 치매?
이 생각이 들면서 착잡한 기분이었다.
집안에 들어와서도 마음을 가라앉힐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일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아침에 김치냉장고 청소를 하였는데
성에를 제거하려고 전원을 끄고 말끔하게 청소를 하고
오래 보관할 것과 자주 꺼내 먹는 것을 양쪽으로 분리하여
정리를 하고 나니 개운했다.
그런데 밤 늦게 들어온 아들이
"엄마 김치냉장고 전원이 왜 꺼져있어요?"
"헉~ 아윽~ "
뚜껑을 열어보니 김치국물이 넘쳐서
바닥에 흥건하고...
"으악~ "
전에도 한번 그런 적이 있어서
꼭 전원을 켜야지 생각까지 하면서 잊지 않으려고 주의를 했건만
한 칸은 전원을 켰는데 마지막 청소를 한 다른 칸은 그만 잊어버린 것이다.
갑자기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난 치매가 아니라고 강하게 부인하고 싶은데
정말 치매가 아니건지...
요즘 자꾸만 심해지는 건망증 때문에 곤욕을 치루고 있다.
요즘 내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는 걸까?
단순해지기를 원하면서
더욱 복잡해지는 삶
너무 많은 것들을 담아놓고
감당을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심장은 과부하로 열이 많고
머릿속에는 또 무얼 많이 담아 놓았길레...
덜어내야 한다
모두 비워내야한다.
아무래도 용량초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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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행복해!














제주도에 가려고 탑승 수속을 마치고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입가엔 미소가 떠나지 않고
가슴속에선
아~ 행복해!
음~ 행복해!
이 소리가 계속 터져 나온다.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도록
건강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혼자 떠나도록 허락하고
비행기표를 끊어준 남편에게 고맙고
마음 놓고 떠날 수 있도록
잘 자라준 아이들에게 고맙고
이제
새 날개를 준비하고
혼자서라도 떠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내 자신도 고맙다.
내겐
명예나 권세는 없지만
물질적으로도 풍부하지는 않지만
아름다운 자연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감성과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 있으니
더 무엇을 바라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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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담지 않으려 했는데














심장에 열이 많다고 했다.
몸의 이상 증세가 모두 그때문이라고 했다.
심장이 뜨거우면 좋은거 아닌가?
아직도 청춘의 뜨거운 피가 흐르는...후훗
허허 웃으며
다 털어냈다 생각했는데
마음에 담지 않으려 했는데
속사람은 그렇지 못했나보다.


황금 복돼지 해 맞으시길...
휴~














휴~
.....
...
.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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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프다
맘이
아주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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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모르는 내가 있다 (0) | 2006.12.09 |
그애
오늘 갑자기 그애가 생각났다.
오랜 시간 까마득히 잊고 있었는데...
지금은 불혹을 훌쩍 넘겨 지천명에 가까운 나이지만
내게는 영원히 아이로 남아있을
나에게 맨처음 프로포즈를 했던 그애
내가 그애를 만난 건 첫 발령을 받은 직장에서였다.
그 직장에서 사환으로 일하면서 대입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간혹 모르는 문제를 갖고와서 풀어주기도하고
나를 잘 따라서 동생처럼 따뜻하게 대해 주었었다.
그때는 자취를 했었는데 퇴근 후에는 키타를 들고
저수지 뚝으로 나가 저녁놀을 바라보며
내 생각과는 너무도 다른 직장생활의 스트레스를 씻어내기도 했는데
언젠가 부터는 그애가 옆에 와서
지역사회 얘기며 제 얘기들을 들려주었다.
키는 별로 크지 않지만 이목구비가 또렷하여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좋았던 모양이다.
그들에게 받은 연애편지도 내게 다 보여주었다.
3형제 중에 맡인데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시고
엄마는 막내동생만 데리고 재가를 하셨다 했다
그런 엄마에 대한 미움이 가득했었다.
난 엄마의 입장을 이해한다며 엄마를 용서하고 찾아뵈라며 충고도 했는데
그후로 엄마를 만났다며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어느날은 어떤 분이 날 중매하신다는 얘길 듣고
"그 누나 애인 있어요."그랬다 한다.
"네가 나 애인 있는 걸 어떻게 알아?"
"그냥 k대 다니는 애인 있다고 했어요."
그때는 나역시도 결혼을 생각지 않던 때라서 그냥 웃고 말았었다.
그리고는 얼마의 시간이 지나서 그애는 서울로 간다며 사표를 냈다.
모대학 정외과에 들어가서 외교관이 꿈이라던 아이
그래서 서울로 가서 공부해야겠다며 마지막 날 나를 만나러 왔었다.
그간 고마웠었노라고 그리고는...
"누나! 나 졸업할 때까지만 기다려주세요."
"뭘?"
모른 척 시치미를 뗐다.
"나 누나랑 결혼하고 싶어요!
졸업할 때까지만 기다려주세요."
"야! 누나 소리를 빼던가 결혼이란 말을 말던가...
그리구 너 조금만 더 커봐라 내가 왜 저 누나를 좋아했지? 그럴날 있을테니까..."
그리고 며칠 후면 나도 집 근처로 발령을 받아
그곳을 떠날 예정이었는데 그애에게 얘기를 안했다.
다음날 그애가 내 발령 소식을 들었는지 가던 길을 되돌아와서
왜 떠난다는 얘기를 안했냐며 화를 내며 무척 서운해했다.
서울로 가서는 계속 편지를 보내왔는데
'책을 펴면 책속에 누나 얼굴이 떠올라....'
계속 그리움의 내용들 뿐이었다.
모른 채 답장을 안하다가 안되겠다 싶어
너는 공부하는 학생이고 지금 네가 어떻게 해야하는지
정말 나를 보고 싶다면 네가 성공한 후에 그때 보자는 답장을 보냈었다.
누나의 충고와 위로가 고맙다며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내 앞에 나타나서 보고 싶어 왔노라며 나를 당황스럽게도 했다.
호적이 늦어서 그렇지 실제 나이는 나보다 몇살 적지 않다며 내 앞에서 남자이기를 원했지만
난 한참 아래의 동생으로 밖에는 보이지가 않았다.
TV에서 교육방송을 처음 실시할 때는
TV가 없다고 해서 여름 휴가 때 여행가려고 직장에서 표창 때 상금으로 받은 돈을 저축해 놓았었는데
몽땅 털어서 주기도했다.
나역시도 동생들 대학 등록금때문에 봉급을 타면 부모님께 모두 드리고 용돈을 타서 쓰던 때여서
멋지게 계획했던 그해 여름휴가는 가지 못하고 말았다.
편지도 뜸하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어느날 반쪽이 된 얼굴로 환자가 되어서 나타났다.
살기 싫어서 약을 먹었다고 했다.
세상이 싫다고 했다.
사연을 물으니 바로 밑에 동생이 형 뒷바라지를 하고 있었는데
사고로 기계에 빨려들어가 사망을 했는데
주인은 시체를 유기하고 오히려 동생이 돈을 갖고 도망쳤다며
도둑으로 몰아 부쳤다고 했다.
처음엔 수양아들이라며 무척 잘해주었다는데...
동생을 보내고 삶의 의욕도 잃고 한동안 방황하는 것 같더니
소식이 끊어졌다
그리고는 내가 결혼하던 해 다시 나타났는데
왜 여직 결혼하지 않았냐 묻길레 곧 할거라했더니 믿지 않았다.
누군지 궁금하다고해서 남편과 대면을 시켰더니 그뒤로 또 소식이 끊겼다.
어느해 추석에 친정에 갔다가 역 대합실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첫 직장이 있던 곳의 우체국 여직원이 그애를 무척 좋아했었는데
그녀와 결혼해서 남매를 두었다고 했다.
그녀의 언니가 우리 후배인데 그 언니의 남편도 내가 아는 사람인데 그 소식도 전해주었다.
그 사람도 내게 무척 구애를 했던 사람인데 그사람과 동서지간이 되어서 좀 야릇한 느낌이었던가 보다.
결혼하고도 직장을 다니며 맞벌이 하는 내가 안되보였던지
그렇게 고생할려면 뭐하러 거기로 시집갔느냐며
저한테 왔으면 고생은 안했을 거라고 큰 소리 치는 걸 보니
꽤 괜찮게 사는것 같아 마음이 흡족했다.
지금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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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딸로 남아있고 싶은데...
아버지와 팔짱을 끼고 걸었다.
내 몸무게 보다도 덜나가시는
야위신 몸
키도 작아지신 것 같고
도저히 팔순노인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당당하시던 걸음걸이가
한걸음 한걸음 내딛으시는데 힘이 없으시다.
항암 치료를 받으시기 전까지는
오르는 계단도 딸 보다도 빨리 거뜬히 오르셨는데
무거운 짐도 내게서 뺏앗아
당신이 들기를 원하셨는데
조심조심 오르시는 모습이
무척 가슴 아프다.
말씀이 없으시던 조용한 모습이었지만
언제나 위엄이 있으셨는데
그 모습이 자꾸 외롭게 느껴진다.
이 나이가 되도록
아버지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고
항상 보살핌 속에만 살아왔는데
이젠 내가 보호해 드려야하는
자꾸만 작아지시는 모습이 서글프다.
난 언제나까지나
아버지의 어린 딸로 남아있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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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모르는 내가 있다
내가 모르는 내가 있다
이토록 약해질 줄 몰랐다
예전의 당당함은 어디로 가고
자꾸만 무너져내리는 가슴을 안고
언제까지 슬퍼만 하고 있을텐가
일어서자
다시 일어나야 한다
한걸음 한걸음 나서다보면
새로운 길을 만날 수 있으리라
지금은 앞이 보이지 않을지라도
가다보면 맑게 개인 하늘을 볼 수 있으리라
언젠가는
웃으며 지난 날을 이야기 할 수 있는
그런 날이 있으리라
그날을 위해
다시 일어서야 하리라
반드시
일어서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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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도 내고 볼일이다
소문도 내고 볼일이다
감 좋아한다고 소문을 냈더니
우리집 냉장고에 감이 떨어질 날이 없다
작년에 남편 친구분이 유기농으로 재배해서 껍질까지 먹을 수 있다는
아삭아삭하고 아주 맛있는 단감을 보내주어서
난생 처음 그토록 크고 맛좋은 감은 처음 맛보았는데
올해도 또 보내주셨다.
이번에는 친구가 또 단감 1박스를 보내왔다.
"택배 잘 받았어. 고마워!"
"너 감 좋아한대서...
괜찮은지 모르겠다."
"아주 달고 맛있어!
잘 먹을께!!!"
같은 아파트에 사시는 분은
땡감을 주셔서
꽂감도 만들어 먹고
내가 가는 곳마다 감이다
구역예배에 갔더니
홍시를 바구니 가득 담아낸다.
"집사님 감 좋아하셔서..."
감 좋아하는 걸 잊지않고 기억해주는 그 마음이 참으로 고맙다.
이웃들 덕분에
올해는 어느 해보다 감을 싫컷 먹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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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사랑합니다!
아버지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제가 아버지 딸인게 자랑스러워요!
저의 이 마음을 어찌 표현 해야할지 언어의 한계를 느낍니다.
사람들이 저 보고 아버지를 많이 닮았다고 했는데
항상 베풀며 살아가시는 그 모습도 닮기를 원합니다.
아버지 앞에선 항상 제 생각이 짧다는 걸 느끼는데
아버지의 깊으신 생각과 넉넉한 마음도 닮기를 원합니다.
인자하심과 자상하심도 더도 말고 꼭 그 만큼씩만 닮고 싶어요.
엊그제는 아버지께서 보내주신 쌀과 보약이 가득한 택배 상자를 받아들고
눈물을 흘리고 말았어요
"쌀하고 네 보약 지어서 보냈다.
내일이면 도착할게다."
"아버지! 아버지가 왜 제 보약을 지어 보내세요?
제 약은 제가 해먹을 수 있어요.
이제는 아버지를 챙기세요.
아버지는 저보다 헐씬 더 힘드시면서..."
"난 괜찮다.
아무렇지도 않아.
우리 딸 이쁜짓해서 아버지가 해주고 싶어서 그래."
"전 여직까지 아버지 보약 한번 못해드렸는데...
매번 아버지 손에 보약 얻어 먹고
제가 그 약을 어떻게 먹어요 아버지..."
"정성들여 먹고 아프지마라.
건강해야 한다."
아버지와 통화를 끝내고 참았던 눈물이 한없이 흘렀다.
너무 건강하셔서 오래살면 자식들 고생시킨다며 걱정하셨던 분이시다.
아버지는 건강하셔서 우리 곁에 천년만년 살아 계실 줄만 알았다.
그래서 보약 한첩 안사드렸다.
항상 편찮으신 엄마만 걱정이었다.
그런 아버지가 4년전 암으로 수술하시고
친구분들이 수술하시더니 더 건강해지셨다고 할 정도로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건강하게 생활하셨는데
암이 재발하고 말았다.
지금 항암 치료를 받고 계신데
아버지는 당신보다 큰딸을 더 걱정하시고 보약을 지어서 보내셨다.
난 지금 그약을 먹지 못하고 있다.
약만 바라보면 아버지 생각에 눈물이 먼저 나고
목으로 넘어 갈 것 같지가 않다.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지어주신 약이 될 수도 있는데...
정성들여 먹고 건강한 모습 보여드려야
아버지도 기분이 좋으실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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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삶,
죽음,
나는
내가 살아있음을 과연
무엇으로 증명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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