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팔짱을 끼고 걸었다.
내 몸무게 보다도 덜나가시는
야위신 몸
키도 작아지신 것 같고
도저히 팔순노인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당당하시던 걸음걸이가
한걸음 한걸음 내딛으시는데 힘이 없으시다.
항암 치료를 받으시기 전까지는
오르는 계단도 딸 보다도 빨리 거뜬히 오르셨는데
무거운 짐도 내게서 뺏앗아
당신이 들기를 원하셨는데
조심조심 오르시는 모습이
무척 가슴 아프다.
말씀이 없으시던 조용한 모습이었지만
언제나 위엄이 있으셨는데
그 모습이 자꾸 외롭게 느껴진다.
이 나이가 되도록
아버지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고
항상 보살핌 속에만 살아왔는데
이젠 내가 보호해 드려야하는
자꾸만 작아지시는 모습이 서글프다.
난 언제나까지나
아버지의 어린 딸로 남아있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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