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잔인한 날이다.
베란다 천정에 닿은 부겐베리아 가지에 가위질을 하고 말았다.
천정에 가지가 닿아서 꾸부정한 모습이 안되보였지만
차마 손을 댈 수가 없어 그냥 두었었는데
여름이면 햇볕이 창가에서만 맴돌아 가끔씩 화분을 돌려 주어야 하는데
천정에 맞닿은 가지 때문에 돌릴 수가 없어서
한쪽은 싱싱하게 자라는 반면 햇볕이 잘 닿지 않는 반대 쪽은 병약해 보였다.
진작에 올라가지 못하도록 손을 써주었으면 좋았으련만
작년부터 벼르다 뒤늦게 용기를 내어 과감하게 손을 대고 말았다.
늦게 손을 댄 만큼 잘려나간 가지가 많고 상처 또한 크다.
첫 상처이니 아픔도 크리라.
늘어진 가지들을 정리하느라 의자에 올라섰는데
아직 꽃이 달려있는 가지 하나가 하늘에 비친 모습이 왠지 서글퍼 보인다.
상처없는 영혼이 어디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