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10. 18 카페에 올린 글을 옮겨 오다)

 

 

엊그제부터 보라매공원 솔숲에
새까만 토끼 한마리가 뛰놀고 있다.

산책길에 나타나서는
사뿐사뿐 몇 발자욱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며
멀리 달아나지도 않고
사람을 별로 경계하는 눈치도 아닌걸 보면
누군가 키우다가 버린 듯하다.

아무리 동물이지만
정을 주고 기르다가 어떻게 내다버릴 수 있을까!

토끼눈은 모두 빨간색인 줄 알았는데
또랑또랑한 새까만 눈망울이 어쩜 서글퍼 보이기까지 했다.

그런데 오늘은 작업인부들이 삽이며 곡괭이를 들고
그 토끼를 쫓고 있는게 아닌가

제대로 크지도 않은 것을 잡아서 어쩌겠다는 건지.........

눈이 내리는 겨울까지 살아있을런지 모르지만
살아있다한들 추운 겨울은 또 어떻게 날 수 있을까?

'◆나의 일상 > ♣단상((斷想)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 수첩을 정리하며  (0) 2006.02.18
꿈 이야기  (0) 2006.02.18
하늘공원이 하늘거려요!  (0) 2006.02.18
가을 햇볕  (0) 2006.02.18
아줌마들의 화려한 외출  (0) 2006.02.18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