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10. 11 카페에 올린 글을 옮겨 오다)
베란다를 건너 거실까지 들어온 햇볕이
며칠전부터 자꾸만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행주며 도마도 널어보고
칫솔이며 일광소독을 할 수 있는 건 모두 내어 놓기도 했다.
오늘은 아파트에 알뜰시장이 서는데
동글동글한 애호박이
나왔다.
옛날에 친정엄마가 이때 쯤이면
마악 열리기 시작하는 애호박을 썰어 말리시던 생각이 나서
4개를 사가지고
왔다.
썰어놓고보니 제법 많았다.
우리 남편이 호박고지 나물을 좋아해서
말린 걸 사다 해먹어보니 친정에서 먹던 맛이
아니어서
그뒤로는 사먹질 않았다.
호박 말리는 걸 보면 우리 남편도 좋아할 것 같다.
베란다에 주욱 널어놓고 나니
시골집 마당이 생각난다.
아마 지금 쯤 콩도 말리시고
호박도 말리시고
나물 고추도 말리시고
때론 감도 깍아 말리고
계시겠지.
감을 말리실 때는
감을 무척 좋아해서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꽂감이 되기전의 말랑말랑한 반건시를
오며가며 주워 먹다보면 꽂감이 되기전에
다 먹어버리곤 했다.
감도 사서 깍아서 말려 보고싶은데
서울에서는
땡감을 구할수가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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