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12. 29 카페에 올린 글을 옮겨 오다)
2004년도 포켙용 수첩을 하나 샀습니다.
올 수첩을 보면서 옮겨 적을 것을 찾다가
지난 한해의 기록들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생일과 제사 기념일 등의 기록을 보며
그날의 일들이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한달에 3권의 책을
읽기로 작정하고
달마다 읽은 책들이 적혀있는데
처음 몇달은 잘 실행하다가 멈춰버려
한달에 1권정도 읽은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감명 깊었던 귀절을 기록해 놓은 걸 다시 읽으며
그 때의 느낌이 다시 떠 오르기도 했습니다.
여행가서
쓴 경비도 기록되어 있고
모임 약속이 기록된 곳은 흐뭇한 미소와 함께
다시 느껴보고 싶은 감정들이 떠오릅니다.
가장 많이 기록된 것은 서울대병원 예약이었습니다.
한주에 많을 땐 3회 예약이 된적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면 그주는
녹초가 되어서 병원가는 일이 끔찍한 주였지요.
지금은 많이 좋아져서
매주 관악산을 오르내리는 재미로 지냅니다.
친구들의 전화번호를 옮겨 적는 것을 본 남편이
"주소록이 따로 있는 수첩을 써야지."하는데
일년에 한번씩 친구들의
이름을 다시 써보며
모습을 떠 올리는 것도 괜찮은 느낌입니다.
전에 어떤 친구가 내 수첩을 보다가
"뭣하러 한문으로
적었니?"하고 물은 적이 있습니다.
주부로 지내다보니 글을 쓸 기회가 거의 없어
알량한 한문 실력이나마 그마저도 없어지고
읽는 것도 가물거려
수첩의 기록을 볼 때마다 몇번은 보게되니 자연히 익히게 되고
또한 친구들의 이름은 경조사 시에 축조의금
부탁을 받으면 필요하여
나름대로 한문을 쓰고 있었는데
잘 쓰지도 못하는 한문을 보고 의아했던 모양입니다.
내년에도
더욱 건강을 챙기고
즐겁고 행복한 일들만 기록되기를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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