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의 짧은 휴가를 마치고
아들이 부대로 복귀하였다.
복귀할 생각을 하니 입맛도 떨어진다며
마지막 차려준 밥은 몇술 뜨는 둥 마는 둥 한다.
이것 저것 권하며 더 먹기를 바랬지만
더는 못먹겠는가 보다
그 모습을 보니 안쓰럽다.
남편은 출장을 떠나고
주말을 혼자서 쓸쓸히 보낼 생각에 우울했었는데
어버이주일이라고 아들이 휴가를 나와서 얼마나 고맙던지
같이 시장도 가고
아들 좋아하는 반찬 만들어
밥 한그릇 맛있게 비우는 모습을 보니 흐뭇하다.
같이 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는데
보려는 영화 상영관이 좀 멀어서
내가 힘들어 취소했다.
그래도 휴가를 나오면
엄마와 함께 하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가져보려는 마음이
그저 고맙기만하다.
말 주변이 없어 자상하게 얘기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은근하게 배어나오는 그 마음을 왜 모르겠는가
인생의 황금기라 할 수 있는 20대 초반을
군대에 매어 있으니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한숨 섞인 말을 하면서도
그래도 군대에 와서 사람이 됐다며
군대에 오지않았다면 어땠을까 싶다는
생각이 많이 깊어진 아들이 대견스러웠다.
산밑으로 이사와 늘 혼자인 엄마가
제가 보기에도 안되보였던지
아빠에게 엄마와 같이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엄마와 함께 할 수 있는 취미생활 같은거라도 해보시라는 편지도 했다.
그럴땐 아빠보다 낫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부대에 도착해서 근무 서야한다며 전화가 왔다.
복귀 하자마자 근무를 서야 한다는 말에
집생각 더욱 나겠구나 싶어 마음이 짠하다.
물론 그러면서 가족의 소중함도 느끼고 더욱 성숙하겠지만...
울아들 다음 만날 때까지 건강하게 잘 있기를 기도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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