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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활한 대지에 끝없이 펼쳐진 해바라기밭

그 사이를 울부짖으며 헤메이는 여인

그 여인을 따라 얼마나 눈물을 흘렸는지...

하도 훌쩍거리니

그가 가만히 내손을 잡았다.

살짝 빼내려하자 더욱 힘을 주어 잡아주었다.

통통 부운 눈으로 극장 밖을 나서기가 창피할 정도였는데

"왠 눈물이 그렇게 많아요?"

그말에 너무 무안하여 대답도 못하고 살짝 눈만 흘겼던

빛 바랜 그날이 갑자기 해바라기꽃속에 피어난다.

그를 만난 건 친구의 결혼식 날

신랑 신부 친구들이 모인 피로연이었다.

함께 어울려 즐거운 축하연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며칠 후 그에게서 전화가  왔다.

누구에게도 전화 번호를 알려준 적이 없기에 정말 뜻 밖이었다.

그의 얘기로는 내 친구 중 하나가 그에게 관심이 있었는지 전화번호를 물어와서 알려주었는데

다음날 내 친구가 그에게 전화를 해서 그 때 내 전화번호를 알아냈다고 한다.

그 많은 미인들을 놔두고 별로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나를 택한 그가 고맙기도 하고

그래서 몇번 만났었다.

그러다가 내가 그림을 좋아한다는 걸 알고

그의 여동생이 미술을 전공했는데

졸업작품 전시회를 한다며 같이 가자해서 갔다가 이 영화를 보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인연이 아니었는지

그토록 내게 열정을 보였는데 받아주지 못하고

르노와르 화집을 돌려주며 끝을 맺고 말았다.

해바라기 덕분에 잊고 있었던 옛 일을 회상하며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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