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6. 12 카페에 올린 글을 옮겨 오다)

 

 

번개를 치니까 비가 오는건지
번개팅만 하면 우요일이네.
비가 오거나 말거나 아줌마들은 용감했다네.

약속시간보다 조금 이르게 도착하여 분수대 앞에서 책을 보며 친구들을 기다리는데
시간이 지나도 아무도 나타나질 않고
내가 날짜를 착각했나 다시 생각해봐도(집에 있다보니 때론 날짜와 요일 감각이 둔해짐)
역시 오늘이 분명한데..........
눈들이 침침하여서인지 마주 바라다보이는 곳에서 기다렸는데도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고 한참을 기다려서야 만나는 해프닝에
만나는 순간부터 웃음보가 터졌다.

점심으로는 철판볶음밥을 먹었는데 그게 문제였던 것일까?
후식으로 커피를 마시려고 커피전문점에 들어갔는데 왠지 본전 생각이 나서 그대로 나와 자판기 커피를 찾다가
지하로 한층 더 내려가 모은행 안에 있는 자판기 커피를 빼들고 다시 올라와 커피전문점 맞은편 의자에 앉아 웃음을 터트리며 우리들 스스로도 뻔뻔함에 놀랐다.

개봉된지 오래된 영화여서인지 시간이 일러서인지 유명세와는 달리 관람석은 많이 비어있었고
우리는 한가하게 로얄석으로 자리잡아 오랜만에 영화에 몰입했다.
영화 내용들은 다 아실테고 시골양아치 같은 형사역의 송강호가 얼마나 와일드하고 리얼하게 연기를 하는지 그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이러다 송강호 팬이 되는건 아닌지........

영화가 끝나고 그리고 난 예술의 전당으로 2차 공연관람이 약속되어 있었었는데
00가 기수를 잘못 돌리는 바람에
마음 약한(?) 로제 유혹 당하고 말았던 것이었다.

그쪽 약속을 취소하고 우중의 드라이브가 시작 되었던 것이다.
적당히 내리는 비는 분위기 메이커가 되어 자연경치와 어우러져
우리를 소녀적 감상에 젖어들게 만들었고
들뜬 이 기분을 그대로 집으로 향할 수 없게 만들었던 것이었다.

강이 내려다 보이는 분위기 좋은 카페에 들렀는데
테으블크로스가 공포의 빨강색!
(영화에서 비오는 날에 빨강색이 주 살해 대상이 됨)
그래서 또 까르르~~~~~~~~~
그리곤 장흥으로 바람이 불어 동동주에 알갱이가 씹히는 기가막힌 감자전까지 이렇게 3, 4, 5차를 아니 00네 집에서 커피까지 하면 6차인가?
그리고 더 이상은 말 못함.
00가 주책없는 아줌마들 소리 듣는다고 입 꼭 다물고 있으라했는데.......
그래도 이 나이 먹어 친구들과 어울려
건강한 웃음을 웃을 수 있는 우리 아줌마들의 행복을 그 누가 말리겠는가!
너무너무 즐거운 하루였당께.
얘들아 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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