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떤 물건을 찾기위하여 하루 종일을 헤맸다.
물건을 둘 만한 장소는 모두 찾아보았는데
아무리 뒤져도 나오질 않는다.
보관할 때만해도 잘 사용 않을거라 생각하고 둔 것 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그 곳이 어디인지는 떠오르지 않는다.
덕분에 서랍이며 장농속의 끄집어 내놓은 것들을 차분히 정리하면서
생각을 더듬어 봐도 도통 떠오르질 않는다.
밤이 되어서야 뜻하지 않은 곳에서 물건을 찾고보니
반갑기도하고
허탈하기도하고..........
물건을 항상 제자리에 두는 습관으로
자주 쓰는 물건은 찾기가 쉬운데
어쩌다 쓰게되는 물건은 이런일이 일어나곤 한다.
요즘들어 자주 일어나고보니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그렇다고 냉장고에 강아지를 넣는다든지 하는 심각한 상태는 아니지만
어떤 때는 통장이랑 비밀번호를 남편에게 알려줘야 할것 같은 생각도 든다.
그래도 기억력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는데
직장에 다닐 때만해도 젊은 직원들이 내 기억력은 당할 사람이 없다 그랬건만
'50대는 지식의 평등'이라 했던가?
나이 탓도 있겠지만
몇번에 걸친 수술의 휴유증도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수술이 끝난 직후에는 더욱 심하여져서
오랫동안 기억했던 일들은 잘 생각이 나는데
수술 직전의 일들은 까마득 할 때가 있다.
수술 전에 책을 사서 읽고
좋은 책이라며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었는데
그 얘기도 안했으면 모르고 지날 뻔 했다.
한참 기억을 더듬고 나서야 그랬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때로는 머릿속으로는 연상이 되는데 단어들이 떠오르지 않아서
말을 하다가 답답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 답답함이라니.............
내게는 절대 이런 일이 안 일어날 줄로만 알았는데
늙음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는데
난 아직 늙을 준비가 안되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