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의 책을 읽다보면
세상에 찌든 영혼을 깊은 산속의 맑은 바람으로
깨끗하게 씻어주는 듯한 청량감을 느낀다.
처음에 읽기를 실패하고 다시 책장을 넘겼을 때
솔바람 소리가 귀에 들리고
이번에도 똑같은 고요와 맑은 영혼을 느낄 수 있었다.
세상에 적당히 타협하며 오염되어 허우적대고 있을 때
속뜰을 침묵으로 채우고
텅빈 충만감을 누릴 수 있어야한다며 질책하고
지친 내 영혼을 추스리며
다시 한번 나를 돌아볼 수 있게 만들었다.
'小欲知足,
水流花開,
眞空妙有,
山之山人(산에 사는 산사람),
홀가분한 삶,
소박한 기쁨,
어디에도 걸림이 없는 자유,
절대 고독이란 당당한 인간 실존의 모습이다.
우리가 두려워할 것은 늙음이나 죽음이 아니라
녹슨 삶을 두려워해야 한다.
외로움을 느끼지 못하면 그는 무딘 사람이며
가끔은 시장기 같은 외로움을 느껴야한다.'
이처럼 무소유, 자유, 단순과 간소, 홀로 있음, 침묵, 진리에 이르는 길과
존재에 대한 성찰이 장장마다 우리의 잠자는 영혼을 일깨우고 있다.
가장 나답게 사는게 어떤건가?
너는 네 세상 어디에 있는가? 오늘도 되물어보며
엮은이의 말처럼 한번 읽고 덮어 버릴 책이 아니라 가까이 두고
흔들릴 때마다 펼쳐 들고 내 중심을 바로 세워야 할 것 같다.
다 행복하라
며칠 동안 펑펑 눈이 쏟아져 길이 막힐 때
오도 가도 못하고 혼자서 적막강산에 갇혀 있을 때
나는 새삼스럽게 홀로 살아 있음을 누리면서
순수한 내 자신이 되어
둘레의 사물과 일체감을 나눈다.
그리고 눈이 멎어 달이 그 얼굴을 내보일 때
月白 雪白 天地白의그 황홀한 경계에
나는 숨을 죽인다.
살아 있는
모든 이웃들이 다
행복하라.
태평하라.
안락하라.
'◆나의 일상 > ♣책,영화,공연,전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미 뮤지컬 '왜(Why)?" (0) | 2006.04.28 |
---|---|
헬렌켈러 (0) | 2006.04.20 |
박완서 님의 '잃어버린 여행가방' (0) | 2006.04.07 |
바이올린 선율을 타고 가을이 내게로 왔다. (0) | 2006.02.19 |
투모로우 (0) | 2006.0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