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1. 7 카페에 올린 글을 옮겨 오다)

 

 

지난 연말에 문화상품권을 선물 받았습니다.

영화를 볼까? 책을 살까? 망설이다가

'야생초 편지'란 책을 샀습니다.

정기구독하는 월간 잡지가 있는데 '좋은 책'란에 소개된 적이 있어 관심을 갖고 있다가

MBC! 느낌표 '책을 읽읍시다'에 선정도서로 올라 있는걸 보고 바로 구입을 했지요.

저자 황대권씨는 서울농대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유학하던 중 '구미 유학생 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어 무기징역 선고를 받습니다.

결국 당시 국가기관의 '조작극'이었음이 밝혀졌지만 이미 황금 같은 청춘의 13년 2개월을 억울하게 감옥에서 보낸 후였지요.

'야생초 편지'는 갇힌 공간에서 자유를 찾아나가는 한 구도자의 사색일기라 할 수 있습니다.

오랜 감옥 생활에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가 되어 기관지염과 요통, 치통으로 괴로웠지만 치료 받을 수 없었고

자연요법을 통해 스스로 병을 치료해 보고자 교도소 담장 밑의 풀을 뜯어 먹다가 효과가 나타나자 야생초의 신비에 빠져들게 되고

감옥안에 야생초 화단을 만들어 100여종에 가까운 풀을 심어 가꾸며 생태주의자로 거듭 태어납니다.

황씨는 야생초 사랑을 심고 기르는 데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일이 '식물지'를 기록하는 정성으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감옥에서는 자기 글을 써서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동생에게 쓰는 편지형식으로 기록하여 밖으로 내보야만 했습니다.

'야생초 편지'는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초록빛 들풀 향기가 그리운 친구들 한번 읽어 보세요.

'◆나의 일상 > ♣책,영화,공연,전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리어왕>을 보고  (0) 2006.02.19
이름하여 '사마리아'  (0) 2006.02.18
노저어 홀로 가듯이  (0) 2006.02.07
어느날의 커피(이해인)  (0) 2005.07.08
메디슨카운티의 다리  (0) 2005.06.29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