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4. 14 카페에 올린 글을 옮겨 오다)
어제 시골에 다녀왔어.
시어머님 생신으로 보령 성주에 사시는 큰형님댁에 모였거든.
딸아이는 고3이라며 빠지고
아들놈도
누나가 빠지니 별로 내켜하지 않길래 시험공부하라며 애들은 놔두고
정말 오랜만에 남편과 둘만의 드라이브를 했어.
산에는 진달래가
피어나고 연두빛 새싹들이 산색을 너무 멋있게 칠해 놓았더군.
남편이 조금의 분위기만 띄워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보았지만
우리남편은 역시나 입을 꼭 다문 돌부처!
그렇다고 속까지 부처냐? 그것도 아니고...........
창밖의 풍광을 감상하는
걸로 족했지.
형님댁에 도착하여 각자 준비해 온 음식 풀어 상을 보고 밀린 얘기 나누고
그리고 우리는 친정으로 향했어.
내가 머위나물 좋아한다고 시어머님이 뜯어 오시고 6째형님도 뜯어오고
친정에 오니 친정어머니는 시장에서 사다가 삶아서 껍질까지 다
벗겨 준비해 놓으셨네.
갈때마다 준비해 놓으시는 조기, 박대에 비싼 꽃게와 쭈꾸미까지 사 놓으시고
고추장에 배추값이 비싸 금치로
변해가는 김치까지 담아 놓으셨어.
이젠 나도 집에 있으니 내가 담가 먹겠다해도 매번 준비해 주시는데
당신도 건강이 별로 좋지
않으시면서 그저 자식들 챙겨 주시는 그 정성을 어찌 다 갚으리오.
나도 내 딸한테 이렇게 할 수 있을런지............
서천에 들른 김에 친구들도 만나보고 싶은데 마음 뿐,
시간이 없어 엄마가 싸주시는 짐만 챙겨 바로 상행을 해야만 했어.
동백정에 잠깐만 들러가자고 졸라보고
옛날 일을 생각하며 전군도로 벚꽃길을 다시 한번 보고 싶다고 해도
(결혼전에 전군도로
벚꽃구경가자고 날 꼬시더니 그날 프로포즈를 받았거든.)
지금은 꽃이 다 졌다며 피곤하다고 무시하는 남편이 야속하더군.
모처럼 쐰
바깥바람이 싫지는 않았지만
친구들이었다면 아마 배를 움켜쥐고 계속 깔깔거리며 즐거웠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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