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딸과 통화를 했다. 지난 달 딸애가 쓴 국제전화요금이 40만원이 넘게 나와서 좀 자제해야겠다고 딸에게 말했더니 저도 전화를 안하고 나도 무소식이 희소식이지 싶어 전화를 안했는데 며칠 전 부터 자꾸 생각이 나며 전화를 해야지 하다가 비가 오니 딸 생각이 더 나고 생각 난 김에 전화를 했다. 전화 받는 목소리가 감기 기운이 있는 것 같아 대뜸 "감기 걸렸니?" 물으니 이제 일어나서 그렇다한다. "뭐하고 밥해 먹니?" "계란해서 먹었어." "후라이 해 먹었니?" "아니 일본식으로 해먹는 법 있어." 그 한마디가 벌써 일본문화에 젖어드는 것 같다. 룸메이트가 맘에 안들어 기숙사를 옮기려고 거처를 알아보는 중인데 아직 정하지 못했다 한다. 방 2칸짜리 개인주택으로 옮겨서 누구랑 같이 자취하면 장기적으로 볼때 비용도 절감되고 맘도 편할 것 같은데 처음에는 기숙사비를 반환 받아도 조금 모자랄지 몰라 송금해 줘야 할것 같다한다. 벌써 TV며 전자레인지는 공짜로 얻어 놓았고 냉장고는 1~2만엔이면 중고를 구할 수 있고 방학하면 한국의 친한 친구가 와서 달반은 같이 있을 거고 다음은 새로운 룸메이트를 구해야 한다고 한다. 네가 알아서 좋을대로 하라고 했지만 염려스런 마음도 있다. 제가 선택한 유학길이고 방법이며 모든 과정을 혼자 스스로 알아보고 정하였던 만큼 잘 해내리라 생각하지만 한편으론 부모 입장에서 걱정도 된다. 엄마가 걱정할까봐 "엄마 서울하고 똑 같애, 말도 다 알아 들을 수 있고, 재미있어! 입만 조금 떨어지면 알바도 구할거야."하던 딸애의 말을 되뇌어 본다. 우리 딸 잘하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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