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아그네스(Agnes of God)

            

             존 필미어(John Pielmeier) 작

                 

                             2007.12.11(화) 예술의 전당             

                                                                                     

 

 

 

 

 

 

 

 

 

 

 

 

 

 

갓 낳은 아기의 목에 탯줄을 감아 죽인 후 휴지통에 버린

수녀원에 들어온 지 4년 된 21살의

무지에 가까운 순수를 간직한 수녀 아그네스(이진희 분),

 

여동생 마리가 수녀원에서 죽은 후 신에 대한 믿음을 잃은

과학적인 사실에만 관심이 있는

아그네스의 법정 정신과 의사 닥터 리빙스턴(손숙 분),

 

두딸을 둔 엄마이지만

세상에 버려둔 채 수녀로 살아가는

믿음과 기적을 바라는 미리암 원장수녀(예수정 분),

 

어찌보면 다른 듯 같은 맥락의

세 여인의 갈등과 대립을 다룬 연극.

 

과연 인간을 파괴하는 것은 무엇이며 

구원하는 신은 존재하는가?

또한 신의 기적은?

 

모든 답은 각자의 가슴속에 남겨둔 채

극은 끝이 난다.  

 

 

결혼전 울앤과 함께 보았던 연극을 24년만에 다시보게 되었다.

보름동안 칩거중이었다가 오랫만에 바깥 세상에 나서서인지

하나님은 왜 나를 이곳으로 불러내셨을까?

우선 이 물음이 먼저 왔다.

노장의 열연하는 손숙씨를 보고

나는 여지껏 무얼하며 살았나?

허송세월한 인생을 자책도 해보고

최면에 걸려

잊고있었던

아니 외면하고 싶었던 진실들을 털어놓는 아그네스를 보며

드러나지 않았던 나의 내면도 들춰보았다.

얼마만큼 진실한가?

과연 나의 믿음은

형식적인 습관에 젖은 믿음은 아니었는지

의심이 가득한 마음으로

간절히 기적을 바라고 있는건 아닌지

잠시나마 침체되어가는 나를 

추수려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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