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12(토)
꽃샘추위가 채 가시지 않은 봄날
우리는 꽃바람을 타고 풍도로 날아갔다.
부지런한 야생화들의 향연에 취하다 보니
짧은 봄날이 아쉽기만 했다.
대부도에서 남서쪽으로 24km 떨어져 있는 풍도는 섬 둘레가 5.4㎞인 작은 섬으로
주민은 현재 82가구, 120여명이며 대부분 어업에 종사하고 있다.
예부터 단풍나무가 아름다워 풍도(楓島)라는 이름으로 불렸는데,
청일 전쟁 때 이 섬 앞바다에서 승리한 일본에 의해 풍도(豊島)로 불리게 되었다.
풍도는 서해안 섬 중에서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야생화가 피어나는 곳으로 유명하며,
섬 전체(면적 1.843k㎡)가 야생화 군락지라고 할 정도로 야생화가 많은 풍도는
이른 봄부터 4월말까지 다양한 야생화를 만나 볼 수 있다.
야생화 군락지는 마을 뒤에 있는 후망산(고도 177m) 일대에 밀집(22,000㎡)되어 있는데
오솔길을 걷다 보면 대지를 뚫고 낙엽 속에 몸을 감춘 야생화를 만나 볼 수 있다.
풍도 야생화는 자생지가 넓고 개체수가 많기도 하지만
오직 풍도에서만 피어나는 풍도바람꽃과 풍도대극이 그 주인공으로
작은 바람에도 하늘거리는 풍도바람꽃은 예전에는 변산바람꽃으로 알려졌지만
변산바람꽃 보다 꽃잎이 더 크고 모양이 다르며,
2009년 변산바람꽃의 신종으로 학계에 알려진 이후 2011년 1월 풍도바람꽃으로 정식 명명됐다.
인천여객터미널이나 대부도에서 하루 한 번 운항하는 배를 타고 풍도에 들어갈 수 있다.
1894년 7월 25일 오전 7시 52분께 일본군의 쾌속 순양함 세 척이
풍도 서북 해상을 지나던 청나라 함정들을 격파했다.
청이 영국 회사에게 빌려 온 상선 고승호도
이때 약 1,100명의 청나라 군사와 보급품, 장비 등을 실은 채 수장됐다고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고승호가 보물선으로 알려지며 1930년대부터 지금까지 잊을 만하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이유다.
한 풍도 주민은 "요새도 고승호 관련 지도를 들고 섬에 들어와서 물어보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고 말했다.
풍도해전은 청일전쟁의 시작이자 동북아의 패권이 일본으로 기울게 된 계기였다.
이후 일본은 러일전쟁 때도 풍도를 발판 삼아 중국 뤼순(旅順)항에 정박한 러시아 함대를 궤멸시켰다.
일본 역사 교과서는 현재도 청일전쟁의 기선을 잡은 풍도해전을 지도와 함께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일본인들이 풍도에 와 보지 않았지만 풍도를 아는 것은
우리가 이순신장군 덕분에 가 보지 않았더라도 한산도를 아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한국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풍도가 근대사의 중심에 선 것은 지리적 중요성 때문이다.
풍도는 예부터 서해의 요충지였다.
신라와 연합한 당나라 군사가 백제를 치기 위해 들어왔던 뱃길에도 풍도가 포함됐다.
고려시대에는 경상도와 전라도에서 세곡을 실은 배가 예성강으로 들어가는 연안항로의 길목이었다.
조선 말 외세가 한양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도 풍도 인근을 지나야만 했다.
고종실록에는 신미양요와 병인양요 직전 풍도 해상에 이양선들이 나타났다는 기록들이 남아 있다.
또 러일전쟁 당시 일본의 해군 제독 도고 헤이하치로(東鄕平八郞)는
"동해에서는 독도, 서해에서는 풍도를 차지해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고 전해진다.
뱃사람들은 "풍도에서는 경기만을 지나는 모든 배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다"고 한다.
더구나 풍도 해안에는 서해의 다른 섬들과 달리 갯벌과 해수욕장이 없다.
항시 수심이 깊어 큰 배들이 정박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춘 곳이다.
흰등대선착장~은행나무~후망산~북배~진매~빨간등대~기동이네민박~흰등대선착장
영흥도 선착장에 도착
산악회에서 예약한 낚싯배를 타고
9시에 영흥도를 출발한다
정기여객선이 아니다 보니
장소도 협소하고 불편하지만
하루에 다녀올 수 있는 방법은
이 길 밖에 없다
40여분 걸려 풍도에 도착
석축에 그려진 그림들도 감상하고
미니수퍼 앞에 걸린
해풍에 건조 중인 물메기며 도다리, 아귀는
돌아오는 길에 우리가 모두 접수해 버렸다.
물메기를 좋아하는 울앤이
현금까지 챙겨주며 사오라는 엄명이 있었다
마을을 벗어나 언덕을 오르면
커다란 은행나무가 보이고
저기에서부터 야생화의 향연이 시작된다
은행나무 정자에서 준비운동을 하는데
복수초가 환한 미소로 반긴다
꽃샘추위에
얼마나 견디기 힘들었을까
너의 설레임이 전해지는 듯
내 가슴도 떨려온다
병아리 합창단
풍도바람꽃도 피어나고
풍도와 변산아씨의 차이점을 잘 몰라 찾아보았다
풍도바람꽃은 예전에는 변산바람꽃으로 알았지만,
식물학자인 오병윤 교수가 다소 틀린 부분을 발견했다.
먼저 꽃이 변산바람꽃보다 크다.
결정적으로는 밀선(蜜腺·꿀샘) 크기에 차이가 있다.
변산바람꽃은 생존을 위한 진화로 꽃잎이 퇴화해 밀선이 2개로 갈라졌다.
반면 풍도바람꽃은 밀선이 변산바람꽃보다 넓은 깔때기 모양이다.
2009년 변산바람꽃의 신종으로 학계에 알려졌고,
2011년 1월 국가표준식물목록위원회에서 풍도바람꽃으로 정식 명명했다.
간혹 녹색을 띤 애들도 발견이 되네요
노루귀는 아직 잠에서 덜 깬 모습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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